청송

청송 상상공화국

jinak 2013. 5. 30. 13:31

 

 

‘장난끼 공화국’과 관광혁명

청송군이 ‘공화국’(共和國)으로 독립을 선포했다. 공화국? 그리고 독립이라니? 이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인가? 갑자기 청송군이 대한민국 경상북도에서 벗어나 이탈리아의 ‘바티칸 공화국’처럼 ‘나라안의 나라’가 되겠다는 말인가?

뜬금없는 소리에 독자들이 의아해 하시겠지만 사실이다.

청송군은 지난해 12월24일 군청 광장에서 관계자,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장난끼공화국’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선포했다.

◇‘기와 끼’를 결합한 장난끼공화국 조성

청송군은 상식을 뛰어넘는 기발하고도 신선한 아이디어와 사람을 모아 ‘장난끼공화국’을 조성, 대표적인 농촌오지인 청송에 관광혁명을 일으켜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장난끼공화국은 주왕산의 기(氣)와 인간의 ‘끼’를 결합하여 천부적 재능을 가진 예술가나 발명가들이 청송에서 마음껏 기질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의도로, 필자와 강우현 남이섬 대표의 합작품이다. 강우현대표는 2001년 쓰레기더미 속에서 망해가던 남이섬을 떠맡아 ‘재생 프로젝트’를 고민하던 중 2006년 남이섬을 ‘나미나라공화국’으로 선포, 10년 만에 관광객 수와 매출을 10배나 늘린 화제의 인물이다.

그가 만든 나미나라공화국이 한류 붐을 타고 국제적인 관광명소로 자리잡자 전국의 지자체들이 벤치마킹을 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이 가운데 가장 적극성을 보인 청송의 장난끼공화국을 포함, 경기 여주(고구마공화국), 경기 양평(쉬쉬놀놀공화국), 경기 가평(자라나는광화국), 인천 서구(역발상공화국), 충북 충주(어머니나라), 강원 양구(소한민국), 그리고 서울 광진구(동화나라공화국)과 서울 강남구(아름다운공화국) 등 전국 9개 지자체들이 남이섬 나미나라공화국과 함께 지난해 9월 ‘상상나라국가연합’을 결성했다.

9개 시·군 및 남이섬, 상상나라연합 결성

이들 상상나라국가연합은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想像力)으로 예술과 과학이 융합하고, 문화와 관광이 결합하는 세계적인 창조공간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갖고 출범했다. ‘상상’으로 관광 콘텐츠를 만들어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는 획기적인 발상인 것이다.

앞으로 이들 10개 상상나라연합은 고유 여권과 화폐, 문자 등 국가브랜드를 공유하고, 관광자원 및 특산품 공동마케팅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이에따라 청송군은 지자체 중 가장 먼저 장난끼공화국 선포식을 갖고, 3대 문화권사업의 하나인 ‘솔누리 느림보세상’이 조성되는 청송읍 월외리 일대 약 20만 평의 부지 내에 장난끼공화국 후보지를 지정하는 한편, 장난끼공화국 중앙청 부지도 확보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관건은 관광객들에게 경이로움과 즐거움, 그리고 창의력을 고양시킬 수 있는 장난끼공화국의 콘텐츠 확보다.

앞서 말했듯이 장난끼공화국의 핵심 컨셉은 ‘기(氣)와 끼’다. 이러한 컨셉에 맞춰 장난끼공화국은 독특한 예술, 천재성, 발명, 특허작품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컨텐츠로 채울 방침이다. 여기에 농촌관광을 대변할 수 있는 새로운 트랜드, 즉 개발사업 중심에서 벗어나 ‘청송에만 있는 재료와 사람 및 아이디어’로 차별화 한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도 주요 과제다.

전국 어느 관광지에서도 볼 수 없는 기발한 아이디어, 예술과 과학이 접목한 희한한 시설물, 이상한 놀이터, 괴상한 볼거리, 한 우물만 파는 토속적인 장인 등 관광객들의 감탄사를 자아낼 만큼의 컨텐츠를 구성하는 것이 장난끼공화국의 성공열쇠이다.

◇기발하고 창의적인 놀이공간 제공

따라서 군은 ‘끼’를 주체하지 못하는 예술가나 발명 및 특허개발에 괴짜기질을 갖고 있는 이들이 장난끼공화국에서 먹고 자면서 창조적인 장난끼를 무한 발산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러한 마스터 플랜 아래 청송군은 이미 ‘대한민국 장난끼발명작품 공모전’을 열었다. 이 공모전을 통해 과학과 예술을 융합한 기능성 발명품을 선정해 앞으로 장난끼공화국의 기본 콘텐츠로 삼을 예정이다. 상반기에는 장난끼공화국 중앙청도 건립하고, ‘청송 장끼 아카데미’도 개최해 영남지역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조명하는 특강을 실시할 계획이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인구의 30%에 달하는 고령자들에게 적합한 일거리와 일자리를 만드는 ‘장끼 디자인 사업’이다. 예컨대 새끼 꼬는 재주가 좋은 이는 새끼만 꼬고, 흙 담을 잘 쌓는 이는 담장만 쌓아도 먹고 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일견 황당해 보이지만 현대인들에게는 아주 색다른 볼거리다. 사라져가는, 가장 농촌스러운 것을 관광상품으로 만들겠다는 역발상으로 국내외 관광시장을 파고들겠다는 것이다.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도 제공하고, 이를 관광상품화하는 ‘꿩 먹고 알 먹는’ 전략인 셈이다.

세계적인 미래학자들의 전망은 정보화시대 이후에는 ‘드림 소사이어티’

(상상력이 곧 생산력인 사회)라고 한다. 꿈을 꾸고 꿈을 현실로 만들고 산업화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모든 사람은 매 순간순간 자신의 꿈을 상상한다. 생각을 넘어 상상을 해야만 비로소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다.

청송군의 기발한 발상을 통해 새로운 세상에 도전해 본다.